[아침을 열며] 특구(特區) 공화국 1949년 서울이 도(道)와 같은 수준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서울특별시’로 승격됐을 때 다른 지역 사람들은 “서울이 특별시면 우리는 보통 시민이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특별’에 대한 막연한 시기이자 반발심리 때문이다. ‘특(特)’자 좋아하는 심리는 만국 공통이겠지만 우리는 좀더 유별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몇천원 차이 안나면서도 순대국·닭도리탕·보신탕 메뉴판마다 ‘특’을 붙여놓은 것도 이런 심리를 겨냥한 것일 게다. 뭐가 다르냐고 하면 “고기가 많이 들어간다”는 얄팍한 답을 들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주문하는 모양이 우습다. 특자 상혼은 음식뿐 아니다. 거리엔 1년 365일 ‘스페셜 세일’을 하는 가게들 천지다. 자극은 무뎌지게 마련이어서 이젠 ‘깜짝’ ‘특대’ ‘폭탄’이란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기.. 더보기 [기자메모] 보수언론의 황당한 ‘취재 검증’ 주장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들의 검증보도를 놓고 말이 많다.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경향신문의 ‘이명박후보 처남 김재정씨 전국 47곳 땅 224만㎡ 매입’ 기사를 놓고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은 “국가기관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정보”라며 마치 배후에 뭔가 있는 것처럼 국민의 시선을 흐리고 있다. 언론이 취재원을 보호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기본 의무이자 윤리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나고 듣고 제공받은 정보의 소스를 보호하는 것은 굳이 언론학개론까지 펼쳐볼 것도 없이 세상사 상도의와 똑같다. 그것을 끝내 밝힐 수 없다는 것을 악용해서 마치 뭔가 있는 것처럼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맘껏 활용하고 있는 것은 새삼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또다른 장면이다.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떼놓지 못할 것이란 .. 더보기 [아침을 열며]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만화가 강철수의 ‘내일 뉴스’라는 만화가 있었다. 한 청년이 고물상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낡은 라디오에서 내일 벌어질 뉴스가 좔좔좔 흘러나오고, 정말 다음날에는 그와 같은 사건들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그런 라디오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미래를 미리 알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은 모든 이의 꿈이다. 동서양의 고금(古今)을 불문하고 점쟁이집에 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글로벌 트렌드의 풍향계를 자임하며 천하대세를 논하는 신문들이 한 귀퉁이에 ‘오늘의 운세’를 싣는 현실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지에 목타는 본능을 얄팍하게 찍어낸 것이다. ‘문서를 계약할 때는 주의해야’ ‘장시간 기다린 보람이 있다’… 속는 줄 알면서도 자신의 띠를 짚어가며 깨알같은 글을 읽는 모습은 우습고 처연.. 더보기 이전 1 ··· 55 56 57 58 59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