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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여사 위에 가정부 있다” 우리 사회에서 “두고 보자”는 말은 내가 졌다는 뜻이다. 눈을 희번득하게 뜨고 돌아서봤자다. 그냥 졌다고 하기 뭐하니까 괜히 해본 소리란 것은 서로가 다 안다. 그래서 승자는 “두고 보자는 놈 하나도 안 무섭다더라”고 말 대접을 하고 적당히 물러서주는 게 미덕으로 통한다. 반면 “법대로 하자”는 말은 세상 살면서 가능한 한 안 듣는 게 상책인 가장 무서운 말이다. 그동안의 논란과 시비에 종지부를 찍고 지금부터 죽기 살기로 싸워 보자는 선전포고이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뒤에 든든한 뭐라도 있는 건가, 내가 사람 잘못 건드린 것 아닌가 해서 공연히 쫄아들게 된다. 법이 지금까지 내 편이었던 기억이 별로 없는 필부들은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경험칙상 법은 가진 자의 무기이자 방패라는 사실을 잘 안다. .. 더보기
[아침을 열며] ‘김경한 검찰’의 역주행 한 달쯤 전이다. 촛불이 한창 타오르던 5월26일 월요일 새벽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차관 등 실·국장 전원을 비상소집했다. 연락은 새벽 6시 이뤄졌다. 난데없는 호출을 받은 간부들은 아침 7시30분 서울 세종로 출입국관리사무소(법무부 시내 분실)로 모였다. 긴장한 간부들에게 김 장관은 입을 열었다. “불법집회·시위 주동자, 극렬행위자, 선동·배후 조종자는 끝까지 검거해 엄정 처리하라.” 긴급회의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법무장관의 새벽 간부 비상소집은 국가비상사태를 연상케 하는 일이다. 1~2시간만 기다리면 과천청사에서 정상적인 간부회의를 열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새벽 호출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 말할 것 없이 고도의 긴장감과 위기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다음날 검찰은 긴급 관계기관 공안대.. 더보기
[아침을 열며] 돈 선거 뿌리뽑기의 ‘정답’  이 망국의 습벽(習癖)을 어찌할까.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18대 총선 얘기다. 벌써 당선자 3명이 구속수감됐다. 4·9 총선이 끝난 지 2주일 만이다. 구속자는 더 늘어날 것 같다. 검찰이 현재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는 당선자만 63명이다. 크고 작은 선거 때마다 선거사범이 없었던 때가 없지만 이번은 그 유가 다르다. 통합민주당 정국교 10억원, 창조한국당 이한정 6억원. 당에 냈거나 빌려줬다는 돈이다. 한 사람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고 다른 사람은 전과 4범의 범죄경력과 학력을 속였다. 지역구 당선자인 김일윤씨는 선거운동 중 10억원가량을 살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확인된 것만 16억5000만원을 당에 낸 친박연대 양정례 당선자는 본인이든 모친이든 둘 중 한 명은 사법처리 대기 중이다. 어쩌면 서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