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수원수구(誰怨誰咎) 도봉의 햇볕은 뜨거웠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5일 창2동 상가 골목길에 들어서자 상인이 물을 끼얹어 아스팔트를 식혔다. 도로는 달궈진 불판 같았다.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은 뉴라이트 출신 한나라당 신지호가 민주당 김근태를 꺾은 곳이다. 세칭 ‘젊은 보수’와 ‘진보 거목’의 대결이라고 했다. 1278표차 신승. 뉴타운을 공약한 신지호가 뉴타운 거론 지역에서 몰표를 얻은 것이 승인 중 하나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가 뉴타운은 어찌 됐느냐고 물었다. 선풍기에 얼굴을 들이대고 있던 중개업자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말라. 뉴타운 나가레(허사)된 지 언젠데 웬 뜬금없는 소리냐”고 했다. 사회적 약자 짓밟는 정부·여당 창2동 뉴타운추진위 부위원장이었다는 이성훈씨(50·목수.. 더보기 [아침을 열며] ‘박연차 게이트’ 관전법 박연차 게이트에 정치 수사란 꼬리표가 붙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정권은 박연차 사건 전체의 줄거리를 훤히 꿰뚫고 있는 상황에서 몇부작이 될지 모를 대하극을 목하 상영 중이다. ‘박연차 극(劇)’을 이해하려면 기획→대본→연출 과정을 리뷰하는 것이 필요하다. # 지난해 7월 정권이 바뀌자 국세청은 중견업체인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는 재계의 저승사자라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직접 맡았다. 재벌도 아닌 620위권 규모의 지방 신발공장을 털기 위해 국세청 최정예 부서인 조사4국이 나선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률 청장이 새 정부에 맞추기 위해 더욱 강하게 조사를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결과는 국세청장이 직접 챙겨 대통령에게 독대 보고했다고 한다. 그사이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이종.. 더보기 [아침을 열며] ‘신영철 대법정’ 방청기 신영철 대법관은 화난 표정이었다. 마치 선생님에게 혼난 학생처럼 입술을 깨물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 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예정된 날이다. 신 대법관이 촛불재판 개입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는 자리다. 매월 둘째·넷째주 목요일은 대법 선고일이다. 대법원엔 3개의 소부(小部)가 있고, 1개 소부는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다. 대법원은 지난 한 해 2만9000여건의 선고를 내렸다. 같은 부의 대법관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사건은 ‘전원합의체’로 넘어간다. 가운데 낀 셋째주 목요일이 전원합의체 선고를 하는 날이다. 전원합의체 사건은 1년에 20건 안팎에 불과하다. 기존 판례를 변경하거나 의미있는 판례가 나오기 십상.. 더보기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