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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고장의 명예 조선 시대 과거시험은 식년시와 증광시, 별시, 알성시가 있었다. 큰 경사가 있을 때 부정기적으로 치러진 다른 시험과 달리 식년시는 3년에 한번씩 열리는 정통 국가고시다. 소과·문과·무과·잡과로 나눠지는 시험은 대략 30여명씩을 뽑았는데 과거를 볼 때면 전국의 유생 10만~20만명이 몰려들었다고 하니 경쟁률이 수천대 1쯤 됐다. 당시에도 급제자는 ‘서울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2486명 문과 합격자 중 한양 거주자가 65.2%, 무과도 47.6%로 단연 많았다. 지방은 한수 이북에선 평북 영변·정주 지역이, 이남에선 경북 안동·영주·봉화 지역에서 합격자를 최다 배출했다. 가문별로는 전주 이씨(784명), 안동 권씨(357명), 파평 윤씨(334명), 청주 한씨(271명), 밀양 박씨(256명) 순이다. .. 더보기
[경향의 눈] 청소 아주머니와 고려대정신 설마 했더니 사실이었다. 고려대에서 청소 아주머니들이 청소하면서 나오는 이면지나 신문, 종이상자, 버려진 책을 모아 팔아오던 것을 앞으로 못하게 했다는 보도를 보고 반신반의했다. 한두 달에 한 번 꼴로 걷힌 것을 팔면 1인당 2만~3만원 정도. 아주머니들은 이걸로 쌀을 사 아침과 점심 하루 두 끼 밥을 지어 먹었다고 한다. 그 쥐꼬리만한 부수입을 앞으로는 업체가 직접 챙기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학교는 뒷전에서 모르쇠다. 믿겨지지 않았다. 그거 얼마나 된다고 그렇게 각박할까 싶었다. 학교를 찾아가봤다. 초겨울 을씨년스러운 날씨였지만 캠퍼스는 활기차고 윤기가 흘러 보였다. 곳곳에 LG-포스코 경영관, CJ인터내셔널하우스, 아산 이학관 등 기업 기부금으로 지어진 건물이 즐비했다. 100주년 기념관은 삼성이 .. 더보기
[여적] 민주화의 길 자폐증 등 뇌기능 장애를 가진 환자가 특정 분야에서 비상한 능력을 갖는 경우가 있다.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보르헤스의 단편 에 등장하는 이레네오 푸네스는 말에서 떨어져 뇌를 다친 뒤 포도나무에 달린 모든 잎사귀와 가지, 포도알의 수를 기억하게 된다. 영화 의 실제 모델인 킴픽은 일반인이 3분에 읽을 양을 단 6초 만에 읽고 기억했다고 한다. 뇌는 기억한 정보를 일시적으로 해마(hippo campus)라는 장소에 보존한다. 보존 기간은 약 3주일이고 그 기간이 지나면 해마에서 정보가 없어진다. 그러나 해마에 정보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다시 한 번 정보를 꺼내어 확인하면 기억은 강화되어 잘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기억을 강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나중에 다시 그 기억을 사용해야 할 때 회상력이 높아진다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