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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신(新) 24절기 입춘·경칩·청명·우수…. 24절기는 재래 역법(曆法)의 발상지인 기원전 고대 중국 주나라때 황허강 주변 화북(華北)지방의 기후 특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음력은 달의 움직임을 토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해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 계절의 변화와 잘 맞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하여 음력에 태양의 운동을 표시하는 24절기를 도입해 같이 사용했던 것이다. 화북지방은 지금의 허베이(河北)·허난(河南)성 일대로 위도상으로는 34.8도에 위치해 있다. 부산이 북위 35.0도, 제주도가 33.1도이니 그 사이쯤에 위치한 따뜻한 남쪽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위도가 북쪽으로 1도 높아지면 개화 시기는 4~5일 정도 늦어진다고 하니 북위 37.5도인 서울과는 대략 위도로는 3도 차이, 화신(花信)을 느끼는 .. 더보기
[여적] 상피제(相避制) 소설 에서 장원급제한 이몽룡은 자신이 자랐던 남원에 암행어사로 부임한다. 그곳에서 몽룡은 탐관오리인 변 사또를 통쾌하게 징벌하고 애인 춘향이와 감격의 재회를 나눈다. 사춘기 청춘남녀의 사랑에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은 인기 고전이지만 주인공 이 도령의 금의환향(錦衣還鄕)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픽션이다. 조선시대에는 상피제(相避制)가 엄격히 적용되어 출신지에 공직자를 파견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더구나 종6품에 해당하는 암행어사에 초짜 급제자(종9품)를 내려보낼 리 없고, 암행어사 파견지도 부정을 차단하기 위해 제비뽑기로 정했다. 의 배경인 조선 후기에 전국의 군현은 400여개였으므로 이 중 스무곳만 암행어사를 보낸다 하더라도 20분의 1의 확률이니 이몽룡이 남원으로 암행어사 출두하기는 애시당초 어려운 구.. 더보기
[여적] 심리적 부검 괴테의 소설 에서 베르테르는 사랑을 얻지 못한 자기 삶을 권총 자살로 마감한다. 최인훈의 에서 주인공 이명준은 남한도 북한도 아닌 제3의 중립국을 택한 뒤 자신의 몸을 바다에 던진다. 많은 문학 작품에서 자살은 낭만적이거나 유의미한 죽음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현실에서 자살은 삶의 벼랑에서 내리는 충동적인 선택인 경우가 허다하다. 통계 분석은 이런 자살에 일정한 유형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60대 이후 노인층과 이혼자들에게서 자살률이 훨씬 높다는 것은 개인이 느끼는 고립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종교 신자들의 자살률이 낮은 것은 공동체의 관심과 배려가 있을 때 자살이 줄어든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입증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모두 1만2000여명. 인구 10만명당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