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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최후의 날 우리 정치사에 또 하나의 진기록이 만들어졌다.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로 뽑힌 박원순은 소속당이 없는 무당파다. 흔하디 흔한 정치인도 아니요, 정당인도 아니다. 그런 그가 60년 역사의 제1 야당 후보와 일대일로 맞서 대통령 다음의 권력이라는 서울시장 선거의 후보가 됐다. 정당정치의 사망이라고까지 진단하는 것은 섣부르겠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영·호남 지역 기반에 안주하며 기득권 지키기로 일관해온 거대 양당 체제에 일대 위기가 닥친 것만은 틀림이 없다. 양당 독점체제 20여년 동안 나라가 결딴날 뻔한 위기를 몇 차례나 겪으며 정치적 무능에 진저리를 친 국민이 정치 불신→정치 혐오→정치 무관심 단계를 거쳐 결국 종주먹을 들이대리라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민심을 먹고살며 정치를 업(業)으로 한다는 정치인.. 더보기
아니 땐 굴뚝 이명박 정권 도덕성의 실체는 어떤 모습일까요. 핵심 측근들의 비리는 언론에 보도된 것만 보면 차라리 ‘도적(盜賊)’에 가깝지, 공직자라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김해수 전 정무1비서관, 김두우 전 홍보수석,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은진수 전 감사위원…. 모두 ‘이명박의 남자들’입니다. 대통령은 “내 임기 중 측근비리는 없다”고 호언했지만, 이들은 집권 이전부터 시작해 청와대 근무 내내 현금에 상품권에 카드를 월급처럼 받아 챙겼습니다. 비리 측근들의 공통점은 검찰에 소환되기 전까지는 “억울하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검찰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딱 잡아 뗀다는 점입니다. 김두우 전 홍보수석도 해명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내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항변했.. 더보기
자진 귀국, 그 후 자기 비호는 동물의 본능이다. 죽은 척 꼼짝않기, 몸을 크게 부풀리기, 독한 냄새 풍기기 등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동물들의 자구책은 가지가지다. 다리가 짧아 빨리 달리지 못하는 고슴도치는 온몸을 가시로 뒤덮었다. 인간이란 동물은 몸뚱아리로는 생존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위기에 닥치면 고작 눈을 깜빡이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정도다. 대신에 인간은 생각하는 사고능력을 키워갔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을까. 머리 굴리기는 인간이 가진 최고의 생존책이며, 날로 진화해왔다. ‘1도 2부 3수’는 그 중 일례다. 사건·사고가 터지면 도망이 상책이고, 잡히면 부인하고, 그래도 안 통하면 수습하라는 것이다. 이것도 갈수록 발달해 수습 방법만 따로 떼내 ‘빽·돈·법’이란 파생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