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가 누구예요?” 어느 젊은 기자가 물었다 박래용 | 디지털뉴스편집장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병원에 있을 때다.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에게 어느 젊은 기자가 묻더란다. “신군부가 누구예요?” 신군부란 사람은 없다. 불과 한 세대 전의 일도 누군가에겐 ‘태정태세문단세’만큼이나 아득히 먼 역사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런 이에게 33년 전, 유신체제 마지막 주 풍경은 영화 속 장면 같을 것이다. 1979년 10월16일 오전 10시, 부산대 도서관 앞에 5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유신정권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은 부산 시내로 진출,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는 다수의 시민들이 합세하며 시민항쟁의 양상을 띠어갔다. 공화당사의 셔터문을 부수고 서류와 집기를 밖으로 내던졌고, 파출소 벽에 걸려 있던 박정희의 사진을 찢어 팽개.. 더보기 정치 9단은 필요 없다 바둑의 단위(段位)는 초단부터 9단까지 있다. 바둑을 좋아하고 즐겼던 양나라의 무제가 고수들의 실력에 순위를 매기도록 한 게 기원이다. 신하들은 당시 기사 270명의 기보를 뒤져 역량에 따라 9단계로 분류하고 각각 이름을 붙였다. 가장 높은 9단은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서 ‘입신(入神)’이라고 했다. 정치에도 입신이 있는 모양이다. ‘정치 9단’이란 원래 일본에서 정경유착형의 노회한 정객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국내 정치에 처음 쓴 이는 민정당 박희태 대변인이었다. 그는 1989년 5공 청산 문제를 풀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야 3당 총재가 회동을 앞두고 있을 때 “대통령과 세 분 총재는 모두 정치 9단으로서 입신의 경지에 있는 만큼…”이란 논평을 내놓았다. 정치에 단수를 매긴다.. 더보기 ‘추적자 2’ 얼마 전 종영한 TV 드라마 가 인기를 끈 이유는 현실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강동윤은 집권당의 대선 후보다. 수려한 외모, 유려한 언변, 이지적 눈빛.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합리적이고 지적인 이미지의 현직 국회의원. 지지율 60%대의 엄청난 인기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래 권력, 차기 지도자다. 만약 교통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강동윤은 대통령에 당선됐을 것이다. 그 우연한 사고가 없었다면 재벌·정치인·판검사·언론계의 위선과 음모, 공생과 협잡의 권력은 계속됐을 것이다. 딸을 잃은 아버지로 나온 집요한 추적자 백홍석이 없었다면 그들의 세계는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기득권 세력의 성(城)은 현실에서 더욱 공고하다. 드라마처럼 그렇게 허무하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더보기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