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검찰 한명숙 수사는 그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는 민간인 불법사찰 배후로 청와대가 의심된다는 의혹이 불거진 다음날 터졌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수사는 무상급식 서울시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슬그머니 흘러나왔다. 대검 중수부의 저축은행 수사는 중수부 폐지론이 제기되자 본격화됐다. 노건평 뭉칫돈은 파이시티 사건이 대통령 최측근으로 비화될 무렵 불쑥 튀어나왔다. 정치검찰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치검찰은 정권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 데 수사를 활용한다. 맞불을 놓을 때가 있고, 불이 붙건 말건 줄창 연기만 피울 때도 있다. 이런 재주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비(秘)파일에서 나온다. 검찰은 자체 수집한 정보 외에도 수사 중 망외(望外)로 튀어나온 부산물을 한가득 손에 쥐고 있.. 더보기 ‘타짜’식 해법 도박판의 규율은 일반 사회보다 훨씬 엄격하다. 직접 처벌주의다. 손장난을 하다 걸리면 손목이 잘리는 식이다. 영화 에도 그런 장면이 나온다. 전국 화투판의 1인자(아귀)가 주인공 청년(고니)과 승부를 벌일 때, 갑자기 손목을 움켜잡는다. 밑장빼기로 사기를 쳤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대응이 이 못지않다. 문제의 화투장을 유리컵 안에 집어넣고 역제안을 한다. 좋다, 까보자. 네 말이 맞는지 아닌지. 대신 틀리면 네 손목도 걸어라. 유리컵 안의 패가 공개되고 진실은 금방 가려진다. 상호 동의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합의적 입증이다. 섰다판의 세계이지만 공정하고 깔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느니 안 했느니를 놓고 3주째 옥신각신이다.. 더보기 김·노 ‘천상의 대화’ 박래용 디지털뉴스 편집장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조사(弔辭)에서 “당신같이 유쾌하고 용감하고, 탁월한 식견을 가진 지도자와 한 시대를 같이했던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라도 못한 이야기를 나누자”고도 했다. 두 사람은 만났을까. 가상의 대화를 쓴다는 게 무례는 아닐까 주저했다. 생전 발언과 자료, 여러 도움말을 토대로 상상력을 섞었다. 노무현: 지난 10년의 민주 정부를 생각하면 이 정부 현실은 기가 막힙니다. 김대중: 믿을 수가 없어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소. 이제 우리도 민주주의가 반석에 올라섰다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과거로 돌아갔어요. 노: 야당도 무기력했습니다. 6월항쟁 넥타이 부대가 지금 한국 사회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광범위.. 더보기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60 다음